The Still Hour , 복합문화공간 두베, 완주
정지윤
2025.06.16-07.30
전시 안내
"여름의 빛은 길고, 그림자는 느립니다. 푸른색이 깊어지는 이 계절, 정지된 회화의 시간이 고요히 펼쳐집니다.
정지윤 작가의 회화는 움직임 없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작가가 수집한 익명의 이미지들—감정 없이 응시하는 얼굴, 어딘가를 바라보는 자세—은 작가의 손을 거쳐 색이 지워지고, 모노톤 화면으로 재구성됩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많은 작업에 사용된 푸른색은 여름이라는 계절과 맞닿아 한층 더 깊은 침묵과 여백을 전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물의 구조와 시선, 그리고 아주 작은 조형의 리듬입니다. 작가의 회화는 하나의 장면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시선의 리듬과 침묵의 구조를 짓는 일이 됩니다. 반복된 붓질, 드리핑의 흔적, 번짐과 여백은 감정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각의 여운을 남깁니다. 이번 전시 《The Still Hour》는 정지된 듯 보이지만 진동하는 회화의 시간성을 응축한 제목입니다. 사건 없이도 몰입이 시작되는 순간, 이 고요한 한때는 어쩌면 하나의 감각적 전환점입니다.
전시 공간이 가진 정적인 공기와 질서는 작가의 화면 리듬과 함께 호흡하며, 관객에게는 그림 앞에 오래 머물게 하는 시간을 선사합니다. 푸른 화면 위에서, 여름의 느린 그림자처럼 당신의 시선 또한 천천히 머물게 되길 바랍니다.
[작품 감상 가이드]
푸른 모노톤 화면은 감정을 배제하지만, 그 안에 깃든 침묵과 시선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만의 감각이 조용히 깨어납니다.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러 보세요. 말 없는 푸른 화면 속에서, 감정이 아닌 감각이 깨어납니다. 지금, 당신의 고요는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
Source: 복합문화공간 두베